법어집 성림당 월산 대종사



하늘을 버티고 땅을 버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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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2 작성일18-06-04 11:08 조회6,1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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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버티고 땅을 버티라

 

吾有一物하니 上柱天下柱地하고 明如日黑似漆한다. 常在動用中호대 動用中收不得이로다.

是甚 ?

나에게 한 물건이 있으니 위로는 하늘을 버티고 아래로는 땅을 버티며, 밝기는 해와 같고 어둡기는 칠흑과 같다. 이것은 항상 움직임 속에 있으나 그 움직임 속에서는 찾을 수 없다

이것이 무엇인가?

 

이 수시(垂示)는 어느날 육조 혜능대사가 대중에게 한 것이다. 내가 오늘 육조 혜능대사를 대신해 묻겠다.

이것이 무엇인가?

 

대중들이 묵묵부답하자 노사가 주장자를 세 번 내려치고 자대했다.

 

除是我家親的子

誰人肯向裏頭行

내 집안의 친자식이 아니고서는

어느 누가 그 속을 향해 가리오.

알겠는가!.

 

오늘은 결제일이니 대중을 격려하는 뜻에서 좀 쉽게 풀어서 말하리라.

여러 대중들은 그대로가 곧 참다운 부처이니라. 부처란 다른 것이 아니라 곧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마음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부처도 있고, 가섭도, 조달(調達=데바달다)이도 있다. 소 끄는 견우도 있고, 베짜는 직녀도 있다. 그래서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 즉 모든 중생이 다 부처의 본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모든 불조(佛祖)의 말이니 결정코 의심하지 말라. 마음 밖에는 한 물건도 따로 건립된 것이 없다. 근본마음에서 만 가지 법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인이 이르기를‘심생즉종종법생(心生則種種法生)이요 심멸즉종종법멸(心滅則種種法滅)이라’고 했다. 마음이 생기면 모든 법이 따라서 생기고 마음이 멸하면 모든 법이 따라서 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도리를 바로 알고자 하면 그대들은 일상삼매(一相三昧)와 일행삼매(一行三昧)를 닦아야 한다.

무엇을 일상삼매라 하는가. 온갖 형상에 머무르지 않고, 미움도 사랑도 없으며, 갖지도 버리지도 않으며, 이롭거나 손해거나, 무너뜨리거나 세우지 않으면 저절로 안락해지기 때문에 일상삼매라 하 는 것이다. 또 무엇을 일행삼매라 하는가. 온갖 곳에 다니거나 멈추거나 앉거나 눕거나 모두가 하나의 마음이 되면 그것이 곧 도량이며 정토가 되니 이를 일러 일행삼매라 한다. 이렇게 닦는 사람은 언하(言下)에서 광명천지를 보게 되리니 따로 헛수고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인생난득(人生難得)이니 사람 몸 받기 어렵고

장부난득(丈夫難得)이니 남자로 태어나기 어렵고

출가난득(出家難得)이니 중이 되기 어렵고

불법난득(佛法難得)이니 바른 법을 얻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그대들은 이미 세 가지를 얻었다. 사람으로 태어나되 남자가 되었고 출가를 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바른 법을 얻으면 된다. 바른 법을 얻는다는 것은 바른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니, 그 마음만 있으면 하늘을 버틸 수 있고 땅을 버틸 수 있다. 세상에 이처럼 훌륭한 공부가 어디에 있는가?

‘농화향만재(弄花香滿在)’라, 꽃 속에서 노닐으니 그 향기가 온몸에 가득하구나. 좋은 도반들과 함께 공부하면 이익이 크나니 올 여름 결제에서 하늘을 버티고 땅을 버틸 종문의 큰 기둥이 많이 나오기를 바라노라.

 

祖意明明百草頭

春林花發鳥聲幽

朝來雨過山如洗

紅白枝枝露未收

백 가지 풀끝마다 조사의 뜻 분명하니

봄 숲에는 꽃이 피고 새소리 그윽하네.

아침비 지나가니 산색은 씻은 듯 하고

붉고 흰 가지에는 이슬이 맺혀 있네.

 

아침에 한바탕 비가 지나간 뒤라 참 청명한 하늘이로다.

 

노사께서 자비로운 얼굴로 대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법상을 내려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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