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고은의 비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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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2 댓글 0건 조회 10,764회 작성일 18-05-28 23:04본문
...혜능의 법을 항상 새롭게 풀어나 가니 앞 모습은 월산이되 뒷모습은 무적無迹의 대 자유인이셨다. 아! 신 새벽 이십팔수 종소리가 동해를 울리고 전 국토를 울리니 선사의 뜻으로 조성된 토함산 統一大鐘은 통일의 시대를 여는 불보살佛菩薩의 가피加被이고저, 선사는 역대 조사의 종지宗旨와 임제가풍 및 이 나라 산중의 선맥禪脈을 하나로 남북과 동서가 없는 원융회통圓融會通의 정법화주定法化主를 마다 않으시더니 불기 二千五百四十年 봄부터 미병㵟病이 있으시어 누운 채로 평상과 다름없이 납자衲子와 대중을 제접提接하니 경고警告가 무섭고 애어愛語가 따뜻하였다.
...선사의 법어法語는 상당上堂에서나 길모퉁이에서나 늘 군더더기가 없이 인심人心을 직지直指하여 본마음을 울렸다. 지는 해에게도 우는 새에게도 금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한 방울 물도 아깝다 이르시니 사람과 짐승 하늘의 해와 달과도 항상 함께였다.
시자侍者가 임종게臨終偈를 삼가 간구하니 무슨 군더더기를 보태라 하느냐 하시며 한 소식을 읊어내니
廻廻一生
일생을 돌고 돌았으나
未移一步
한 걸음도 옮긴 바 없나니
本來其位
본래 그 자리는
天地以前
하늘 땅 보다 먼저이니라.
이 게송을 남긴 사흘 뒤 불기佛紀 이천오백사십일년 二千五百四十一年 구월육일九月六日 음력陰曆 팔월오일팔월오일 오후 午後 팔시八時 삼십분三十分 토함산 불국선원 염화실拈花室에서 눈빛을 마쳤으니 원각圓覺에 들어 적멸寂滅을 보임이라. 명銘하건대 여기 토함산에 해뜨거든 月山의 눈빛이요 달뜨거든 月山의 입이로다. 팔십 평생 다 마쳤으니 옛과 오늘에 떨어지지 않고 지금 바로 현전現前이로다. 아 아 월산선풍月山禪風 여기에 산문을 여니 야반夜半 삼경三更에 꽃이 붉어라.
-고은 시인 高銀 詩人의 행적비行蹟碑 비문碑文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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